[한줄 요약] 일자리의 숫자는 늘었을지 모르나, 안정적인 삶을 보장하는 '핵심'으로 가는 문은 점점 더 굳게 닫히고 있다.
2026년 10월 23일자 기사에 따르면, 최근 한국 노동시장은 매우 기만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늘어난 임금 근로자 11만 3천 명 중 무려 91.2%가 비정규직이라는 사실은, 고용의 '양적 팽창'이 곧 '질적 개선'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통계에 따르면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역대 최고 수준인 867만 명에 달하며, 전체 임금 근로자 중 차지하는 비중도 38.5%로 2003년 통계 방식 도입 이후 가장 높다. 더 심각한 것은 임금 격차다.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은 약 211만 원인 반면, 정규직은 405만 원에 달해 그 차이가 194만 원이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나타냈다.
물론 근무 시간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격차는 여전히 상당하다. 이러한 현상의 이점 뒤에는 인구 고령화라는 구조적 요인이 자리 잡고 있다. 60세 이상 비정규직 근로자의 급증은 보건 및 사회 복지 분야의 확대를 반영하지만, 이는 청년들이 안정적인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경로를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한 번의 잘못된 시작이 평생의 궤적을 결정짓는다. 1989~1998년생을 추적한 연구에 따르면, 정규직으로 시작한 이들은 이후 약 8년 이상 안정적인 직업을 유지한 반면, 비정규직으로 시작한 이들은 그 기간이 3년 남짓에 불과했다. 불안정한 출발이 노동 생애 전반의 불평등을 고착화시키는 것이다.
기업들 역시 비용 절감을 위해 유연성을 선택하고 있다. 주요 은행들의 사례처럼 정규직 인력은 줄고 비정규직은 늘어나는 추세는 디지털 전환과 맞물려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단기적인 비용 절감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나, 조직의 숙련도와 통제력을 약화시키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정부는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임금'을 위한 로드맵을 준비 중이지만, 낙관하기엔 이르다. 해고가 어려운 구조와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 체계 속에서 기업들은 오히려 채용을 줄이거나 외주화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진정한 의미의 공정은 단순히 임금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안정적인 일자리로 진입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하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