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요약] AI로 재현된 죽은 아들과의 만남, 그 기술적 위안 뒤에 숨겨진 인간성의 파괴와 혼란을 다룬 영화
2026년 10월 14일자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합니다.
연상호 감독이 다시 한번 AI와 인간 본성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들고 돌아왔습니다. 좀비 블록버스터부터 저예산 미스터리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줬던 그가, 이번에는 기술이 상실의 슬픔을 어떻게 대체하려 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균열을 조명합니다.

영화 '파라현 로스트'는 버스 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아들을 AI 증강 현실 프로그램인 'Children of Paradise'를 통해 만나는 어머니 소영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기술을 통해 과거의 아들과 대화를 나누며 일상을 유지하던 그녀 앞에, 죽은 줄 알았던 진짜 아들 선우가 돌아오며 평온했던 일상은 무너져 내립니다.
문제는 돌아온 아들이 우리가 기억하는 순수한 모습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는 훨씬 더 어둡고 폭력적인 존재로 변해 있으며, 그의 존재와 질문들은 어머니와 주변 이웃들을 감당하기 힘든 혼란 속으로 몰아넣습니다.
연상호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기억, 상실, AI와 현실의 경계, 그리고 모성애라는 묵직한 질문들을 쏟아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모든 주제를 하나의 플롯에 담으려다 보니, 각 주제가 충분히 깊이 있게 다뤄지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파헤치려는 시도는 흥미롭지만, 지나치게 많은 이야기를 한꺼번에 전달하려다 보니 관객이 인물들의 감정에 온전히 몰입할 여백이 부족합니다.
배우 김현주의 탄탄한 연기가 극의 중심을 잡아주며 감정적 무게를 더하지만, 급작스러운 사건 전개와 불충분한 설명은 영화의 완성도에 아쉬움을 남깁니다. 기술이 인간의 슬픔을 완벽히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이 영화는 다소 산만한 답변을 내놓고 있습니다.